주말 아침, 긴장감 넘치는 축구 경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경기 막판 결정적인 공격 장면이 나오자 저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바짝 당겼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가슴에서 '쿵' 하고 심장이 크게 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번 크게 뛰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이후에도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이 계속됐습니다. 숨이 약간 답답하고 손에는 식은땀이 났습니다.
순간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심장마비가 오기 직전이면 어떡하지?'
'지금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것 아닐까?'
인터넷에서 심계항진과 부정맥, 협심증 같은 단어를 찾아보기 시작하자 불안감은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그런데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쿵쿵거린다고 해서 반드시 심장질환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심계항진은 스트레스나 불안, 운동, 카페인 등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다만 일부 경우에는 부정맥이나 다른 심장질환과 관련될 수도 있기 때문에 증상의 양상과 동반 증상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계항진 증상이란 무엇일까?
심계항진은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거나, 세게 뛰거나, 두근거리거나, 한 번씩 건너뛰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사람에 따라 가슴에서 느끼기도 하고 목이나 목 주변에서 맥박이 크게 뛰는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심장이 실제로 비정상적으로 뛰는 경우도 있지만, 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평소보다 강하게 인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심장이 쿵쾅거린다'는 느낌만으로 심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긴장하면 왜 심장이 빨리 뛸까?
축구 경기처럼 감정이 크게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우리 몸의 스트레스 반응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심박수가 증가하고 호흡이 빨라지며 손에 땀이 나는 등의 신체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강한 감정적 반응이나 불안, 공황 상태 역시 심계항진을 유발할 수 있는 흔한 요인입니다.
따라서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경험 자체가 이상한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신체 반응을 '심장마비의 신호'라고 확신하면서 불안해지는 경우입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을 발견하면 불안해지고, 불안해지면 심장 박동을 더욱 의식하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심장이 더 크게 뛰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신체 감각 → 걱정 → 긴장 → 더 강하게 느껴지는 신체 감각이라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심계항진의 흔한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상황이 관련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긴장
불안이나 공황 반응
격렬한 운동
카페인 섭취
니코틴이나 알코올
일부 약물
수면 부족
발열
갑상선 기능 이상
부정맥 등 심장질환
따라서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해서 무조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반대로 심장질환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점점 잦아진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워치 심박수가 120이면 위험한 걸까?
심계항진이 생기면 스마트워치부터 확인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심박수가 평소보다 높게 나타나면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숫자 하나만 가지고 심장질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운동이나 긴장, 불안만으로도 심박수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심박수가 아주 높지 않더라도 흉통이나 호흡곤란, 실신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의료적인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워치는 자신의 심박수 변화를 확인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지만, 심장질환을 진단하는 의료검사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심전도와 홀터검사는 왜 할까?
심계항진이 반복되면 병원에서는 증상의 양상과 병력을 확인한 뒤 필요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검사가 심전도입니다.
심전도는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해 현재 심장 박동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하지만 심계항진은 검사할 때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일정 시간 동안 심장 박동을 기록하는 홀터 모니터 검사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홀터 검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심장의 리듬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짧은 심전도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는 일시적인 박동 이상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심계항진은 그냥 넘기지 마세요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응급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이 있는 경우
심계항진과 함께 가슴 통증이나 불편감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심한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경우
평소와 다른 심한 호흡곤란이 심계항진과 함께 발생한다면 응급 평가가 필요합니다.
실신하거나 쓰러질 것 같은 경우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의식을 잃거나 거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그냥 지켜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심계항진과 함께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의료기관들은 심계항진과 함께 흉통, 심한 호흡곤란, 실신 등이 나타나는 경우 응급의료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심장이 두근거릴 때 가장 먼저 할 일
증상이 가볍고 위험 신호가 없다면 우선 앉아서 몸을 안정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천천히 호흡하면서 긴장을 낮추고, 카페인이나 에너지음료 등을 추가로 섭취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카페인 등은 심계항진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증상이 언제 시작됐는지, 얼마나 지속됐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록해 두면 이후 진료를 받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L-테아닌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심계항진을 경험하면 긴장을 낮춰준다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를 찾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특정 성분이나 보충제를 먹으면 심계항진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심계항진의 원인이 부정맥이나 갑상선 질환, 빈혈, 약물 등의 문제라면 단순히 긴장을 낮추는 제품을 먹는 것으로 원인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건강보조식품을 사용하고 싶다면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이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의료진 또는 약사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심계항진이 반복된다면 제품을 먼저 찾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운동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될까?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심계항진이 반복되거나 운동 중 가슴 통증, 어지럼증,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라면 무리해서 운동량을 늘리기보다 먼저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심장이 두근거리니까 운동으로 심장을 단련해야 한다'고 생각해 갑자기 강도 높은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운동의 종류와 강도 역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춰 결정해야 합니다.
심계항진이 반복된다면 생활 습관도 살펴보세요
심장이 자주 두근거린다면 최근 생활을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수면시간이 줄지는 않았는지,
커피나 에너지음료를 많이 마시지는 않았는지,
스트레스가 심해지지는 않았는지,
음주량이 늘지는 않았는지,
새로운 약이나 보충제를 복용하기 시작하지 않았는지 살펴보세요.
이런 정보는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카페인과 같은 자극 물질은 일부 사람에게 심계항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심장마비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리면 누구라도 겁이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증상을 공황이나 스트레스라고 결론 내리는 것도 위험합니다.
반대로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는 이유만으로 심장마비라고 생각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의 양상과 동반 증상, 개인의 위험 요인입니다.
처음 경험하는 증상이거나 평소와 확연히 다르다면 의료기관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특히 흉통, 심한 호흡곤란, 실신 등이 동반된다면 응급의료를 받아야 합니다.
좋아하는 경기를 편하게 보는 것보다 중요한 것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은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신체 반응입니다.
하지만 그 원인이 단순한 긴장인지, 카페인이나 수면 부족 때문인지, 혹은 심장 박동 이상과 관련된 것인지는 증상만으로 확실하게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심계항진을 경험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조건 겁먹거나 무조건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험 신호가 있는지 확인하고, 반복된다면 원인을 검사하고, 생활 속 유발 요인을 줄이는 것.
이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다음번에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보다가 심장이 '쿵' 하고 뛰더라도 무조건 최악의 상황부터 상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슴 통증이나 심한 호흡곤란, 실신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경기보다 자신의 몸을 먼저 챙겨야 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증상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의료 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심계항진이 반복되거나 흉통, 호흡곤란, 실신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의료기관의 평가를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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